말에 대한 사랑

피타고라스의 생각

 

당파성에 매몰된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공화국과 공화주의에 대하여 공부한다.

말의 부재. 대한민국은 지금 말을 잃어버렸다.

하나하나 이유를 따지는 것을 회피하고, 이치에 닿는 말들을 사랑하지 않는 사회는 밝은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의 하나로 '말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요한 복음도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로 시작하지 않던가.

말을 사랑하기에 그저 이치만으로 통하는 세상, 이것이 내가 말하는 수학문명의 모습이다.

 

확고한 이념에 바탕한 연역적 사유와 이념적 일관성에 대한 강조는 여전히 대한민국 진보의 강한 특징이라 말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불법적이고 강고한 독재 권력과 싸우는데서 형성되어 왔겠지만, 그 격렬한 생사를 건 싸움에 집중하는 동안 한국의 민주주의는 꼭 필요한 덕목들을 획득하는데 실패한 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민사회가 필요로 하는 덕목들, ‘당파나 이념이 아닌 근거에 기반한 사유, 절제력, 관용, 불일치와 모호성에 관한 대응 능력, 쟁점 사안들을 동료 시민들과 더불어 탐색하려는 의지’ 등과 같은 것을 말한다.

나는 참여정부가 소위 진보이념이라는 것을 구현하는데 가장 큰 목적을 두지 않았다고 본다. 사람들은 참여정부에게 무엇을 기대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 참여정부의 시기를 제대로 된 민주주의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세팅하는 일종의 건국투쟁시기로 생각했다. 아마도 대부분 여기서 진보진영과의 갈등이 생겨났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념투쟁보다도 더 우선해야 할 것이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된 시민사회가 요청하는 덕목들을 사회내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애들한테 논술 가르친다고 백날 영국의 경험론이 어떻고, 계몽주의 철학이 어떻구, 존로크, 데이비드 흄, 조지 버클리 떠들면 뭐하나. 그걸 가르쳐야 할 어른들이 저런 말을 이해할 만한 수준이 안 돼 있는데… 저런 수준에서 사색하고 성찰하는 지도자를 살아서 다시 볼 수 있을지 나는 잘 모르겠다.

 

우스워 보였을 것이다. 뭐하나 화끈하게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쩔쩔매는 그의 모습이. 나는 기록한다. 이 칠흑같은 어둠, 반지성의 시대는 그렇게 한 지성인에 대한 전국민적 이지메에서 시작되었다고.


공화국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운용, 유지되는가? 간단하게 말해 공화국이란 사회적 갈등이 제도 정치의 영역에서 말과 협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체제가 아닌가? 말로 하자는 것, 제도권의 영역에서 말로 타협하여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체제, 그것이 바로 공화국이다. 그래서 공화주의자 안에는 사회주의자도 있고, 자유주의자도 있고, 보수주의자들도 있을 수 있다. 공화주의는 철저하게 제도의 운용에 대한 형식적 문제이지 정책 내용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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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타고라스의 창 » 수학문명이란 무엇인가 2009-07-29 17:25:00 #

    ... 그 수학문명이란 무엇인가 나는 일단 ‘말을 사랑하기에 그저 이치만으로 통하는 세상’ 이라고 해보았다. 시민민주주의를 위한 정치개혁 연구 블로그 ‘말에 대한 사랑‘ 을 참고. Posted in: 사색 Comments(0) July 29, 2009 at 12:24 am trackback address : http://bo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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