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악법도법이다'

소크라테스 '악법도 법이다'

악법도 법이다

dura lex, sed lex

the law [is] harsh, but [it is] the law

 

출처에 대한 설
  • 1930년대 일본의 법철학자 오다카 도모오(尾高朝雄)가 지어낸 말이 독재정권의 비호아래 한국에 퍼지게 되었다는 설

    김주일씨는 저작권 바꿔치기가 1930년대 경성제국대 오다카 도오모 교수가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악법도 법이라' 라고 해석한 것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제국주의 시대에 오다카 도모오가 이런 해석을 한 이유는 일본의 폭압적인 지배와 통치를 합리화시키려는 고도의 잔머리 발상 때문이었죠. 그런데 한국의 법학자들은 그의 해석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법도 법이다' 이데올로기를 강화시키는 쪽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이것을 한국의 독재정권이 자신들의 권력과 권위를 정당화시키는 방어기제로 활용했고 도덕교과서에는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 라고 말했다고 인용됩니다.
    참고로 도미누스 울피아누스는 'dura lex, sed lex'(법이 지독해도, 그래도 법이다)라고 했으며 그 의미는 'quod quidem perquam durum est, sed ita scripta est'(그것이 나쁜 것이긴 하지만, 법에 그렇게 되어 있다)입니다. 원뜻에서 어떻게 생뚱맞게 변절(?)했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 촛불을 요격의 정의로 승화시켜라!

    • 오마이뉴스, 2009-1-15

 

그러면 저 말을 누가 하기는 했는가?

 

잘못된 인용 및 활용 사례
  • 교학사의 고교 심화선택과목 ‘법과 사회’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 일화
  • [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 동아일보, 2006-10-31

      예상 문제
      1.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습니다. 친구와 제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탈출을 권했지만 그는 ‘악법도 법이다’라며 거절하였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이 말은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그러면 소크라테스는 왜 독배를 마셨는가
소크라테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보게. 가령 우리들이 이곳으로부터 도망을 하려고 할 때에, 국법과 국가가 나타나 막아서서는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고 말일세. "소크라테스여, 말해다오. 그대는 그대가 하려는 일을 통해 우리들 국법과 온 나라를 파멸시킬 생각이 아니고 무엇인가?..." 혹시 우리는 국법에 대해, "그것은 나라가 부당한 일을 했으며 판단을 옳게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오'하고 대답할 것인가?"
소크라테스: 국법은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할걸세. "그렇다면 도망한다는 것은 그대가 국법과 맺은 계약과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마지 못하여 합의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아서 한 것도 아니고 또한 단시일에 결정한 것도 아니고 칠십년이나 걸려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일세. 그 동안에도, 만일에 우리들이 그대의 마음에 들지 않았거나 그대가 보기에 그 합의가 옳지 못한 것 같아 보였다면, 그대는 능히 가버릴 수 있었었네. 그러나 그대는 훌륭한 국법을 가졌다고 그대가 언제나 말하여 온 바로 라케다이몬(=스파르타)도 크레타도 택하지 않았고, 또 그리스의 폴리스들이나 이방의 나라들 가운데의 그 어느 나라도 택하지 않고... 그처럼 다른 아테네 시민들보다도 이 나라가 유별나게 그대의 마음에 들었고... (만약 소크라테스 그대가 도망한다면 그대는 국법을 파괴하는 자가 되고) 무릇 국법의 파괴자는 청년들과 분별 없는 사람들을 파멸시키는 자로 능히 간주될 수 있네... 그렇지만 이제 그대(=소크라테스)가 이승을 떠나간다면, 그대가 해를 입고서 떠나네만, 그러나 그것은 우리들 국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들에 의해서 입은 것일세. 그러나 만일에 그대가 창피스럽게 잘못을 잘못으로써 갚고 악을 악으로써 갚고서 떠난다면, 그래서 우리들에 대한 그대의 합의와 계약을  배반하고, 또 결코 조금도 해쳐서는 안될 것들을, 즉 그대 자신과 친구들 그리고 조국과 우리들 국법을 해치고서 떠난다면, 그대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우리들이 그대에 대해 화를 낼 것이고. 그리고 저 세상에서는 저승에 있는 우리들의 형제인 그곳의 법이 결코 그대를 상냥하게 맞아들이지는 않을걸세..."
그래도 자네(=크리톤)가 나(=소크라테스)의 뜻을 꺾고야 말겠다고 생각한다면, 말하게나.
크리톤: 아무 할 말도 없군.
소크라테스: 그럼 됐네, 크리톤. 신께서 이렇게 나를 인도하시니, 이렇게 하세나.
  • 플라톤 지음/소크라테스의 최후/박종현 역/박영사

 

  • 김상봉 교수의 설명

과연 법이 무엇이기에 우리는 때로 스파르타인들처럼 목숨을 걸고서라도 법을 지켜야 하는 것입니까? 그래서 국가보안법도 법이니까 지켜야 하고, 야간집회금지법도 그저 법이니까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입니까? 이 질문에 대해 아마도 가장 적절한 대답은 소크라테스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법정에서 터무니없는 죄목으로 사형판결을 받고 난 뒤에 친구 크리톤이 옥에 찾아와 수차례 탈옥을 권유했고, 실제로 그가 원하기만 했더라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연히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는 것은 너무도 유명한 일이니 반복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그런데 무슨 미련한 고집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적당히 탈옥해서 아테네의 사법살인을 막지 않고 끝내 법에 따라 죽는 것을 택했는지, 사람들은 그 이유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통속적인 전승에 따르면 악법도 법이므로 지켜야 한다고 소크라테스가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그런 맹목이란 철학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플라톤이 대화편 <크리톤>에서 전하는 것에 따르면, 소크라테스가 탈옥하지 않은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딱 하나,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의 법에 동의하여 70 평생을 살았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당시 아테네에는 시민이 성인이 되어 아테네의 법과 정치체제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재산을 처분하여 가족과 함께 아테네를 떠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칸트식으로 말하자면 오직 자기가 제정한 법에만 복종하는 사람이 자유로운 시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상일 뿐 현실에서 모든 시민이 제각기 자기 식으로 나라의 법을 제정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미 있는 법을 따를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경우 실정법은 언제라도 시민의 자유를 구속하는 외적 강제나 폭력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법을 때마다 새로이 제정하지 않고서도, 법이 시민의 자유로운 일반의지의 표현이 되게 할 수 있겠습니까? 아테네인들은 법에 동의하지 않는 시민에게 나라를 떠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국가가 모든 시민과 때마다 새로이 계약을 맺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려 했습니다. 그런 다음 아테네는 모든 시민에게 나라를 떠날 권리를 보장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이 아테네를 떠나지 않으면 아테네의 법률과 정치체제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여, 그들에게 국법을 지킬 것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바로 그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자기가 동의한 법절차에 따라 진행된 재판이 결과적으로 자기에게 불리하게 끝났다 해서 그에 불복하는 것은 자유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내가 법에 동의하지 않을 때 법은 나의 주관적 의지를 억압하는 강제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록 나 자신에게 제정한 법이 아니라 하더라도 내가 동의한다면, 그 법은 나의 주관적 의지가 객관화된 것과 같습니다. 살인하지 말라는 법에 대해 내가 동의한다면, 그 법은 내가 만든 법과 마찬가지로 나의 의지의 보편적 표현인 것입니다. 법에 대한 외경이나 존경심은 바로 이런 자유로운 동의에 기초하는 것으로서 그것은 타율적인 강제에 대한 노예적인 굴종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의 의지의 일관성을 지키고 그런 자기를 존경하고 존중하는 일입니다. 적어도 이것이 인치(人治)도 덕치(德治)도 아닌 서양적 법치(法治)의 본래적인 의미입니다. 하지만 똑같이 법의 허울을 걸치고 있다 하더라도 자기가 제정하지도 동의하지도 않은 법이란 한갓 외적 강제의 체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서 누구도 그런 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력기구로 전락한 국가는 제멋대로 법률을 만들고 그것을 민중에게 강요합니다. 모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질문과 답변

 

 

한국에서의 유통
  • 1929년 10월 5일자 똥아일보에는 탈옥을 권하는 크리톤에게 소크라테스가 ‘나의 양심이 육체보다 귀하다’란 이유로 탈옥을 거부하는 장면을 전하고 있다. 해석의 여지는 있으나, ‘악법도 법이다’란 말로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 1930년 3월 6일자 《매일신보》에는 어린이 코너에 「희랍의 성인 쏘크라데스」라는 제목의 기사로 소크라테스를 소개하고 있다.
  • 1957 년에 《새싹회》에서 낸 위인전에도 소크라테스에게 탈옥을 권하는 크리톤에게 답하면서 “나라의 법이 지금 나더러 죽으라고 했네. 나는 국법에 반대할 수 없네. 거기 설령 옳지 못한 것이 있다하여도 그것에 반대하려고 옳지 못한 일을 하고 싶지 않네.”라고 말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했단 뜻으로 새길 수는 있을지언정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했다 고 하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증거다.

 

 

자유롭게 메모적는 곳
  • 크리톤 참고
  • 심지어 일본인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도 이 부분이 진실인 양 소개
  • 자크 루이 다비드의 1787년작 <소크라테스의 죽음>.

 

 

함께 고민해야하는 사항 또는 연관된 문제들

 

관련 키워드
  • 실질적법치주의 vs 형식적법치주의
  • 법적안정성

 

참고할만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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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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